『확장된 표현형』 서평: 우리의 행동은 과연 자유의지인가?
감기에 걸려 재채기를 하는 건 그저 우연일까, 아니면 바이러스가 다른 숙주를 감염시킬 기회를 늘리려고 조종한 결과일까? (p.772)
우리는 질병에 걸리면 설사, 기침, 재채기 등의 반응을 합니다. 이것은 인간에게는 괴로운 일이지만, 발이 없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입장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숙주를 감염시켜 개체 수를 늘리고, 비말이나 배설물을 통해 다른 숙주로 자신을 퍼뜨리기 위해 숙주의 행동을 조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자연계에 많습니다. '연가시'는 사마귀 같은 곤충에 기생하다가, 산란기가 되면 숙주를 조종해 물속으로 뛰어들게 만듭니다. 사마귀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오롯이 연가시의 생존 본능에 따른 것입니다.
이처럼 모든 생물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숙주를 조종하거나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능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우리가 갑자기 특정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것조차, 우리 몸속 특정 세균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얻기 위한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모든 행동이 유전자나 미생물에 의해 조종된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행동'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과연 온전한 자유의지의 결과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생존 본능에 따른 결과인지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가치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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