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학』 서평: 2,300년 전 고전으로 넷플릭스 드라마를 분석하는 법

 우리가 왜 어떤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고, 분노하며, 깊이 몰입하게 되는 걸까요? 그 비밀은 놀랍게도 2,3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인류 최초의 문예 이론서 『시학』 안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고대 그리스의 비극부터 오늘날의 할리우드 영화와 넷플릭스 드라마까지, 모든 위대한 이야기가 동일한 원리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됩니다.

저는 이 낡은 고전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이야기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본 서평에서는 제가 『시학』에서 발견한, 세상의 모든 스토리를 꿰뚫는 2가지 비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도서 정보

  • 책 제목: 시학 (Poetics)

  • 저자: 아리스토텔레스

  • 출판사: 현대지성

  • 발행일: 2021년 03월 03일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서 배우는 2가지 스토리텔링의 비밀

 비밀 1: 모든 성장의 시작, '모방' (인간과 AI의 결정적 차이)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부분도 처음에는 모방을 통해서 배우고, 모방하는 데 가장 뛰어나며, 모방된 것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mobile e-book : 24p)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학습과 성장의 근원을 '모방(Mimesis)' 에서 찾습니다. 실제로 인류의 모든 발전은 모방의 산물입니다.

  • 선대의 농업 기술을 모방하고 개선하여 식량을 생산했습니다.

  • 스승의 기술을 모방하고 뛰어넘어(청출어람) 새로운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저는 이 '모방'의 원리야말로 인간과 AI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역시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를 '모방(학습)'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AI의 창조는 결국 개발자가 설정한 규칙과 데이터 안에서의 '조합'일 뿐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진화는 불가능합니다.

반면, 인간은 단순한 모방을 넘어, 복합적인 감정과 경험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완전한 창조' 를 해낼 수 있습니다. AI가 결코 가질 수 없는 이 창조의 능력이야말로 인간 고유의 위대함일 것입니다.

 비밀 2: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 '연민'과 '공포'

연민은 사람이 부당하게 대접받는 모습을 볼 때 생기고, 공포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며 생긴다. (mobile e-book : 75p)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드라마)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 감정으로 '연민'과 '공포'를 꼽았습니다. 이 원리는 오늘날의 모든 미디어 콘텐츠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 연민(Pity)의 공식: 힘 있는 자(과거의 무사, 현대의 재벌)가 힘없는 자(평민, 서민)를 부당하게 억압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우리는 약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재벌 vs 서민' 구도를 반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공포(Fear)의 공식: 나와 똑같이 평범한 주인공이 갑작스러운 불행을 겪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저 불행이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고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연결됩니다.

이처럼 미디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분석한 인간의 감정 원리를 이용하여 우리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우리는 이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미디어가 제시하는 선악 구도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왜 저 이야기가 나에게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킬까?' 라고 한 발짝 떨어져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결론: 이야기는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단순히 시나 희곡을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이야기라는 것이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생각을 형성하며, 나아가 세상을 지배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담은 '미디어 리터러시'의 원전입니다.

이 위대한 고전을 통해,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수많은 이야기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보는 지적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런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영화감독, 작가, 마케터 등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모든 창작자

  • 드라마와 영화를 더 깊이 있게 감상하고 싶은 분

  • 인간의 감정과 심리가 작동하는 원리가 궁금한 분

  • 가짜 뉴스와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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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시학,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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